시민정치리빙랩 (Citizen Politics Living Lab)

“정치학 배워서 뭐하나요?” 학생들과 면담할 때, 흔히 받는 질문이지만, 언제나 답변이 궁색했다. 정치인? 외교관? 교수? 고시나 로스쿨을 진학할 때, 도움이 되나? 정치학이 도움이 될 만한 이런저런 직업군을 떠 올려 보지만, 직업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 정치학은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정치학을 배우면, 우리의 현실을 더 잘 이해하고, 우리 사회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다고 답하고 싶었지만, 막상 구체적인 예를 떠올려 보려니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학생들이 직접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시민정치리빙랩”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 수업은 이론중심 강의를 통해 습득한 정치학 이론과 지식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경험하고, 이를 토대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학의 쓸모와 한계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22년 처음 시작한 이래, 수업의 결과물을 “교실 밖의 정치학” 시리즈로 엮어 학생들의 배움과 경험을 더 많은 독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2022년 출판한 “교실 밖의 정치학: 대학생들은 어떻게 시민이 되었나”에서는 학생들이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시민의 관점에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2023년 출판한 "교실 밖의 정치학2: 우리가 만든 조례“에서는 정치학에 대한 학생들의 고민과 배움을 조례를 통해 담아내고자 했다. 조례는 지방자치단체가 법률에 명시된 권한에 따라 제정하는 규칙과 지침으로, 자치단체가 지역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된다. 정치학은 사회적 갈등의 제도적 해결을 모색하는 학문이다.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와 갈등을 조정하고, 이를 조례안으로 구체화하고, 나아가 발안에 충분한 주민의 지지를 확보하는 일련의 과정은 정치학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 조례제정을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정치학 지식과 이론을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